조종이 울린다 - 자본주의라는 난파선에 관하여
자본주의는 언제나 갈등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영원히 불안정하고 유동적이며, 역사적으로 우연히 나타나고 불확실하게 지지할 뿐만 아니라 제약하기도 하는 여러 사건과 제도들에 크게 좌우되는, 있을 법하지 않은 사회 형성체 social formation 였다. 자본주의 사회는 애덤 스미스와 계몽주의의 의미에서 '진보적인' 사회, 즉 자신의 '진보'를 생산적 자본의 지속적이고 무제한적인 생산과 축적에 연결하는 사회라고 간략하게 묘사할 수 있다. 이런 생산과 축적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과 국가의 보이는 손에 의해 물질적 탐욕의 사적인 악덕이 공공의 이익으로 전환됨으로써 이루어진다. (10) 실제로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는 자본주의의 경제적·사회적 제도가 밑바닥에서부터 변형되는 대가를 치르고서야 살아남은 위기의 연속으로 서술할 수 있으며, 이 위기들은 예측할 수 없고 종종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파산에서 구해주었다. 이렇게 보면, 자본주의 질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토록 자주 이 질서가 붕괴 직전으로 내몰리고 계속해서 변화해야 했다는 사실만큼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본주의 질서는 종종 내부에서 동원할 수 없는 지지를 우연히 외부로부터 받으면서 겨우 살아남았을 뿐이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임박한 죽음에 관한 온갖 예측을 뛰어넘어 생존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다. (14) 꾸준한 성장과 건전한 화폐, 약간의 사회적 형평성 덕분에 자본주의가 낳은 혜택의 일부가 자본 없는 이들에게도 확산되었는데, 이런 사실은 오랫동안 자본주의 정치경제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간주되었다. (...) 불평등의 증대가 생산성 향상을 방해하고 수요를 약화시켜서 성장을 둔화시키는 한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늘고 있다. 거꾸로 저성장은 분배갈등을 격화시키면서 불평등을 강화한다.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양보하는 비용이 높아지는 한편, 부자들은 자유시장을 지배하는 '마태 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