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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Pseudoarbejde: Hvordan vi fik travlt med at lave ingenting, 2018
  • 경제학자들이 뭐라든 간에 경제학 역시 정치, 소망, 억측에 영향받지 않을 수 없다. 마드리드 강연은 "더 이상 큰 전쟁도, 엄청난 인구 증가도 없을 거라는 가정하에서, 케인스 나름의 예측에 의한 명확하고 당연한 결과였다. 이 강연은 그의 논문 「우리 손주들을 위한 경제학적 예측」에 정리돼 있다. 이 논문에서 케인스는 1930년까지의 추세에 근거해 "100년 내로 경제적 문제는 해결될 수 있거나 적어도 해결 방법이 보이게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과 2030년까지 평균 노동시간은 주 15시간이 될 것이며 그 시간조차 경제적이기보다는 인간적 필요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으로 다가올 많은 시대에도 고대 인간의 본성은 우리 안에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며 모두 만족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일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케인스는 말했다. (33)
  • 과거의 노동에 대해 살펴보면 한 가지 의미심장한 경향이 되풀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절약할 방법을 알아낼 때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시간을 사용할 새로운 방식을 알아낸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에 대해 '지식 사회'와 '지식 노동자'보다 노동시장의 변화를 잘 살명하는 개념은 없다. (55)
  • 인류의 탄생 이래 노동의 역사를 연구해보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 인간은 재량 시간이 더 확보될 때마다 자신을 계속 분주하게 만들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냈다. 심지어 실질적인 일에서 점점 멀어지면서도 노동의 속도를 늦추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주로 실내에 틀어박혀 앉아서 일하는, 더욱더 추상적이고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운 유형의 일을 하느라 결국 더 바빠졌다. (65)
  • 전혀 힘들지는 않더라도 잔뜩 스트레스 주는 업무,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업무, 누가 설명해도 이해할 수 없는 업무를 포괄할 '텅 빈 노동'이라는 개념의 대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가짜 노동 pseudowork'이라는 적당한 용어를 찾아냈다. 가짜 노동은 더 다양한 상황을 포함한다. 명령받은 업무, 급여 받기로 한 업무, 조직에서 요구하는 업무, 노동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노동은 아닌 업무 등이 여기 해당한다. 가짜 노동을 하면 우리는 실질적인 일을 한다고 느끼지 못하면서도 계속 바빠진다. 혹은 우리가 아는 일 중에 무의미하지 않은가 의심되는 업무가 있다면 그게 바로 가짜 노동이다. (94)
  • 가짜 노동도 필요하고 중요하고 긴급해 보일 수 있으며, 많은 이에게서 진짜 노동이라고 인정받아 봉급을 받을 수도 있다. 심지어 칭찬과 명예가 따를지 모른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다리에서 우리는 어쩌면 당연하게 여기고 임금을 받아왔던 것보다 세상에는 진짜 노동이 훨씬 적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쉴 수는 없을까? 에너지를 더 좋은 일에 쓸 수는 없을까? 주15시간 노동이 실현되지 않는 원인이 가짜 노동이 될 수 있을까? (95)
  • 노동이 그 자체에 가짜 노동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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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Pseudoarbejde: Hvordan vi fik travlt med at lave ingenting, 2018/데니스 뇌르마르크Dennis Nørmark, 아네르스 포그 옌센Anders Fogh Jensen/이수영 역/자음과모음 20220808 412쪽 16,800원

코로나 대유행 때 영국 정부는 의사, 간호사, 교사, 청소부 등을 필수 인력으로 발표했습니다. 전문 경영인, 컨설턴트, 감사 책임자, 홍보 전문가 등은 포함되지 않았죠. 필수 인력 중 상당수가 형편없는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직장 혹은 직업에 관한 관점이 바뀌는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뉴노멀 시대를 예상했지만, 세상은 더 후퇴했습니다.

가짜 노동 즉 "명령받은 업무, 급여 받기로 한 업무, 조직에서 요구하는 업무, 노동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노동은 아닌 업무"로 계속 바빠집니다. 가짜 노동은 무대 앞 노동(눈에 보이는 노동)보다 무대 뒤 노동(보이지 않는 노동)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노동은 더 많은 가짜 노동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쁜 것이 좋고 필요하고 도덕적이라는 생각이 가짜 노동을 합리화합니다. 우리가 하거나 아는 일 중에 무의미하지 않은지 의심되는 업무가 있다면 그게 바로 가짜 노동입니다.

케인스는 「우리 손주들을 위한 경제학적 예측」이라는 논문에서 1930년까지의 추세에 근거해 2030년까지 평균 노동시간은 주 15시간이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쉴 수는 없을까? 에너지를 더 좋은 일에 쓸 수는 없을까? 주 15시간 노동이 실현되지 않는 원인이 가짜 노동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진짜 노동이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시간만큼 임금을 받는다는 관념은 일이 실제보다 오래 걸린다고 말해야 유리해지는 상황을 만들어졌습니다. 일의 본성이 바뀌었는데도 우파는 실업을 개인이 자초한 고난으로 규정하고 좌파는 정규직의 권리를 떠들어 온 책임이 큽니다. 아무도 임금을 주지 않거나 형편없는 임금을 받지만 의미 있는 일이 많습니다. 가사, 돌봄, 청소, 택배, 운수 노동은 코로나 유행 때 가치가 드러났습니다.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3%를 잡기 위해 엄청난 규정집을 만들지 말고 97%를 위한 간결한 규정집을 만들면 가짜 노동은 없어집니다. 가짜 노동을 없애고 주 15시간을 실현할 수 있다면 일자리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 15시간만 일해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에 대한 해결책이 기본 소득입니다. 세탁기, 자동차, 이메일이 발명됐지만 더 바쁘고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어리섞게 지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덧. 오탈자
87쪽 6행 출간했다. 출간했다. 안타까운 → 출간했다. 안타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