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내리는 날 다시 만나 - 시골 수의사가 마주한 숨들에 대한 기록
꽃비는 눈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 심한 각막 건조증이 있는 작은 강아지였습니다. 화가였던 꽃비 엄마는 늘 꽃비를 데리고 다니며 안약을 넣어줬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꽃비 엄마가 쓰러지자 가족들은 꽃비를 잠시 맡아 달라고 했습니다. 한 달이 지났을 무렵 꽃비 엄마의 부고를 들었습니다. 장례식장에 꽃비를 데리고 문상을 갔습니다. 문상객들은 꽃비를 알아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며칠 후 꽃비 엄마의 지인이 꽃비를 입양했습니다. 꽃비는 엄마와 작별하고 새로운 가족을 만났습니다. "꽃비 엄마는 사랑하던 강아지를 가장 아껴줄 사람이 자기 친구라는 걸 알고, 그에게 꽃비"를 보냈습니다.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예쁜 강아지, 비처럼 내리는 꽃비를 듬뿍 뿌려준 것 (20) "입니다. 족제비에게 물려가다 구사일생으로 구출된 구구는 스님이 키우던 닭이었습니다. 다리가 부러지고 감염이 심각했습니다. 다리를 절단하려고 했지만 조언을 구했던 수의사들은 절단 수술을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한쪽 다리를 절단하면 나머지 다리에 심각한 체중 부하가 생겨 결국 반대쪽 발바닥 질병으로 삶을 마감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에 체중이 늘어나도록 가축화된 닭에게 다리 절단 수술은 도움이 되지 (25) " 않았습니다. 구구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더 힘들어하기 전에 보내주었습니다. 스님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며 누구도 미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구구를 만난 이후 닭은 보통 명사가 아니게 됐습니다. 아무도 입양 안 하는 장애묘를 데려다 가족으로 키우는 J, 대도시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우울증에 빠진 포메리안 똘이, 사람은 이 세계에서 아주 작은 존재라는 걸 일깨워 준 후투티 티티, 펫숍으로 반품된 장모 치와와 보리, 고속버스 택배로 왔다가 다시 택배 상자에 담겨 반품된 새끼 고양이, "세상 밖으로 나와 처음 만났을 공기와 너의 터지지 못한 첫 숨 (147) ", 인간이 평생 유전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