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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블로그 댓글 날짜를 YYYY-MM-DD hh:mm 형식으로 만들기

구글 블로그(Blogspot, Blogger) 댓글 날짜(comment timestamp)를 ISO 8601 YYYY-MM-DD hh:mm(예: 2026-08-17 12:30) 형식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적용한 테마는 Contempo입니다. 테마〉맞춤설정〉백업 맞춤설정〉HTML 편집 댓글 작성 시간을 표시하는 <data:comment.timestamp/> 를 찾아 다음과 같이 변경 1 <!-- 변경 전 --> <a expr:href='data:comment.url' title='comment permalink'> <data:comment.timestamp/> </a> <!-- 변경 후 --> <a expr:data-time='data:comment.timestamp.iso8601' expr:href='data:comment.url' title='comment permalink'> <data:comment.timestamp/> </a> 아래 JavaScript을 </body> 전 에 붙여 넣고 저장 2 <!-- Comment timestamp ISO 8601 YYYY-MM-DD hh:mm style --> <script type='text/javascript'> //<![CDATA[ document.addEventListener("DOMContentLoaded", function() { // 블로거 테마의 댓글 시간 관련 클래스 선택 var commentTimes = document.querySelectorAll('.comment-timestamp, .comment-time, .datetime'); commentTimes.forEach(function(el) { v...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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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감히 '밥을 먹는 자'라고 답하고자 한다. 불로 밥을 해 먹으면서 인간은 진화를 거듭해 왔다. 먹어야만 살아남는 숙명이야 짐승이나 사람 모두 매한가지이지만, 인간은 생존과 존엄, 그 모두를 갖추어 먹어야 하는 식사의 존재다. 먹이가 아닌 밥을 먹기 때문에 인간의 삶으로 나아온 것이며, 밥을 통해 사랑과 질투를 느끼고 협력과 경쟁을 배우며, 사람의 꼴을 갖추며 살아왔다. 그러니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은 밥 먹을 자격은 갖추고 사는지를 묻는 매서운 질문이기도 하지만, 이 질문 앞에서 서성댈 수밖에 없다. 우리가 먹는 밥에 과연 인간성이 깃들어 있는지를 곱씹어 보면 끝내 미궁 속이기 때문이다. 사람과 자연 모두가 상처 받은 밥상을 무람없이 받아 들고 입만 흥겹고 배만 두둑해진 것은 아닐까. (7) 식사를 갖추기 어려운 이들이 고립된 식사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사회의 역량이다. (17) 인간이란 실체를 정의하자면 살아오면서 먹은 음식의 총체이다. 음식은 오로지 물리적 맛과 영양, 칼로리의 총합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의 모든 음식에는 정치, 사회, 문화, 그리고 자연의 변천까지 망라되어 있고, 여기에 개인의 기억과 사연까지 깃들어 있다. 포도가 보통의 과일이 아니라 어느 한 여인과 그 가족들의 사랑과 그리움이 담긴 그 무엇이었던 것처럼. 하여 오늘 우리의 입으로 쓸려 들어가는 지상의 모든 음식들이 무겁고 복잡하며 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4) 다시 인간의 식사를 생각한다.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신체와 영혼의 칼로리를 채우는 것. 그것이 엄연한 식사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은 5천원 안짝으로 오로지 열량을 좇느라 허기진다. 어릴 때는 어른들이 편의점에나 가라 하고, 청년이 되어서는 돈이 모자라 스스로 편의점을 찾아가야 한다. (27) 어쩌면 오늘도 학교급식 메뉴는 '사골 곰탕'이다. 누군가의 '고기와 뼈를 우려내는' 사...

시인의 말 - 김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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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순 시인 엄마, 이 시집은 읽지 마, 다 모래야.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김혜순/문학과지성사 20220418 274쪽 12,000원 잡초들은 다 자신이 잡초1이라고 생각한다. 잡초는 죽은 사람들의 육체가 제1차로 윤회된 생물이다. 왜냐하면 죽은 다음 잡초가 되기 제일 쉽기 때문이다. 1 엄마는 시인들보다 말을 잘한다. 우리가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고 다 죽음과 삶 중간에 있는 거라고 한다. 이 세상은 거대한 병원이라고 한다. 2 엄마는 이제 테두리가 없고 내 그리움도 테두리가 없다 3 한국어 모래의 어원은 물애 물을 거절한다는 의미 모래는 평생 몸을 비비지만 한 덩어리가 되지는 못합니다 4 달에서도 보이는 오징어잡이 배의 밝은 빛을 바라보며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구를 돌지? 상담자 F와 내담자 H가 전율을 참고 있다. 5 언어는 항상 왜 뒤에 올까? 시는 왜 그림자를 찍어서 쓸까? 6 흑흑, 나는 시를 쓰는 짐승 흑흑, 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짐승이 있어 7 결국 엄마는 나를 두 번 배신했다 첫번째는 세상에 죽음을 낳아서 두번째는 세상에 죽음을 두고 가버려서 (왜 신생아는 태어나서 새끼를 빼앗기고 온 어미 새처럼 울까?) 8 내가 모래(구멍)만 말하자, 제일 먼저 친구들이 내 곁을 떠났다. 그들은 말했다. 모래(구멍) 얘긴 듣고 싶지 않아. 존경하지 않는 선생님은 이메일을 보냈다. 다시는 모래(구멍) 얘기하지 마. 모래(구멍)는 혼자야, 모두 혼자야. 웅얼거리던 나는 답장을 보냈다. 모래(구멍) 얘기하지 않고는, 미치고 말 거예요. 9 가끔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단어의 영지를. 사실 명사들의 영지가 넓은 것 같지만, 형용사나 부사, 접속사의 영지가 더 넓다. 그중에서도 부사들의 영지가 제일 넓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나 부사, 접속사의 상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명사나 대명사에 달라붙지 않게 된 그들의 무...

희망의 책 - 희망의 사도가 전하는 끝나지 않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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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종종 오해를 부른다. 사람들은 희망이 단순히 수동적이고 부질없는 바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행동과 참여를 요하는 진짜 희망과는 정반대다. 지구의 절박한 상황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무력감과 절망 때문에 그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희망컨대(!) 이 책은 사람들의 행동이 제아무리 미약해 보일지라도 정말로 변화를 일으킬 힘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도록 도와줄 것이다. 수천 명이 실천하는 윤리적 행동과 노력이 쌓이면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지구를 지키고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진심으로 믿는다면 행동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11) 사람은 낙관주의자거나 낙관주의자가 아니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네요. 그건 인생에 대한 경향이나 철학이에요. 낙관주의자로서는 그냥 '다 잘 될 거야'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요. '절대 안 될 거야'라고 말하는 비관주의자와는 정반대죠. 반면에 희망은 일이 잘 되게 만들 수 있다면 온갖 수고를 다 하려는 완강한 결단을 가능케 하는 힘입니다. 희망은 우리 일생의 행로를 바꿀 수 있어요. 물론 누군가 낙천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이라면 훨씬 더 희망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겠죠. 물이 절반 담긴 유리잔을 볼 때 그들은 절반이나 비었다고 여기기보다는 절반이나 차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54) 암울한 지구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제인이 품고 있는 희망은 희망의 네 가지 주요 근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다. 인간의 놀라운 지능, 자연의 회복 탄력성, 젊음의 힘, 굴하지 않는 인간의 정신력이 그것이다. 제인이 이러한 지혜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끌어내기 위해서 전 세계를 여행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66) 내가 '지성적인(intelligent...

한여름

은유가 멈추고 직설이 기승이다 익어가는 인연들 연꽃이 우렁차다 계절은 바쁘고 매사가 퇴고다

얼어붙은 속헹 - 이주여성 노동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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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지정 병원에서 만나는 이주 노동자들 가운데 특히 손가락을 잘린 경우가 많다. 주로 3D 업종에서 일하다 보니 손가락을 잘리거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와 같은 원시적인 사고가 잦다. 지난 1970~80년대 생산직에서 일한 내국인 노동자들이 흔히 당한 산재 사고를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다. (21) 지난 70~80년대에는 내국인 노동자들의 야간노동이 흔했다. 밤새워 일하는 생산직 노동자들이 많았다. 그 시절 많은 여성 노동자가 일한 사업장에 대한 자료를 보면 밤샘 노동을 밥 먹듯이 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밤샘 노동하는 이주 노동자들이 많다. 철야 노동하는 자리가 내국인에서 외국인으로 바뀐 것이다. 외국인 가운데서도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온 젊은이들이 그 자리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대략 130만 명 정도다. 그들은 주로 이른바 3D 업종에서 일하는데 노동하는 때가 야간인 경우가 많다. 물론 밤샘 노동은 농장보다는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35) 농장주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조선 시대에 지주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 때 많다.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주 노동자를 노비로 보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이주 노동자를 단지 말하는 동물처럼 여기기도 한다. 우리네 밥상에 인권이 얼마나 있는가? 우리가 매일 대하는 밥상은 인권이 있는 밥상인가? 이런 물음을 가져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53) 이 농장 노동자들은 한 주당 6일 반을 일한다. 한 달에 이틀 이내로 쉬며 하루 보통 11시간씩 일한다.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일하는 시간이 더 길다. 6시에 일과가 끝난다고 해도 저녁에 비닐하우스를 관리하는 일이 계속 있다. 비닐하우스 온도를 관리하는 일이라든가 지하수를 돌본다든가 전기 시설을 점검하는 작업 등이 수시로 있다. 이 농장 노동자들의 한 해 노동시간은 연 3천 시간이 넘는다. 살인적인 노동시간이다. 한국의 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이 2,100시간 정도이고 서유럽 노동자 한 해 평균 노동시간이 1,300시간 정...

다름과 틀림

차별과 혐오가 성장하면 틀림의 심각성은 사라지고 그러다 언젠가 다름이 된다. 다름이 틀렸다고 하면 틀림은 다름을 제거하거나 죽인다. 틀림은 소수화를 추구하고 다름은 다양성을 지향한다. 틀림은 틀림도 쪼개며 끊임없이 쳐낸다. 종국에는 극단적 1인으로 나타난다. 공포의 시작이다. 다름은 서로 다른 다름을 포용하며 상생의 폭을 넓힌다. 다름은 다양성을 늘리며 성장한다. 공감의 출발이다. 설령 다름이 투쟁해서 승리하더라도 틀림은 본전을 뽑을 만큼 뽑아서 손해는커녕 이득이다. 반면에 다름은 그 과정에서 더 큰 피해를 보았다. 틀림은 시대를 축냈고, 다름은 시간을 잃었다. 역사는 틀림과 끊임없이 투쟁하는 다름의 연속이다.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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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인간의 뇌와 비슷한 점이 있다. 숲속에서는 늙은 나무와 젊은 나무가 화학적 신호를 내보내며 서로를 인지하고, 서로 소통하고, 서로에게 반응한다. 인간의 신경 전달 물질과 똑같은 화학 물질을 사용하고, 이온이 연쇄적으로 진균의 막(membrane)을 통과하며 만들어 내는 신호를 통해서 말이다. 나이든 나무는 어떤 묘목이 자신의 친족인지 아닌지 구별할 줄 안다. 오래된 나무들은 어린 나무들을 양육하고 인간이 아이들을 기르는 것과 똑같이 어린 나무에 음식과 물을 준다. 이것만으로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심호흡을 하면서 숲의 사회적 본성에 대해, 또 숲의 사회적 본성이 진화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기에 충분하다. 진균 네트워크는 나무들을 건강하게 하려고 짜여진 것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래된 나무들은 자식 나무들을 엄마처럼 보살피고 있다. 어머니 나무. 숲의 의사 소통, 보호, 감각의 중심에 있는 장엄한 허브(hub), 어머니 나무가 죽는 날이 오면 어머니 나무는 무엇이 득이 되고 해가 되는지, 누가 친구이고 적인지, 끝없이 변하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남을지에 대해 알고 있는 바를 친족과 후손 나무에 나누어주며 대대로 이어질 지혜를 물려준다. 이것은 바로 모든 부모가 하는 일이다. (16) 균근균은 식물과 사활을 건 소통 관계를 구축한다. 이와 같은 동반자 관계에 진입하지 않고서는 진균도 식물도 생존할 수 없다. 내가 찾은 유별난 버섯 세 종류 모두는진균 중 균근균에속하는 자실체였는데, 이들은 토양에서 수집한 물과 양분을 동반자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 낸 당분과 교환한다. 양방향 교류, 공생. (107) 균근 공생이 약 4억5000만~7억 년 전 고대 식물들을 해양에서 육지로 이주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진균이있는 식물 군집에서는 진균의 도움으로 척박하고 식물이 살기 힘든 바위에서도 식물이 영양소를 충분히 얻을 수 있었기에 식물이 육지에 발을 붙이고 생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저자들은 협력이 진화에 반드시 필요...

기계도 심리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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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는 경험의 보고라는 점에서 경험기반의 학습콘텐츠로서 가치가 있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성때문에 구두설명보다는 직접시범이나 실제연습과 같은 방법으로 전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암묵지는 반드시 암묵지를 보유한 숙련자를 통해서 전수된다는 점에서 숙련자를 어떻게 교수전달자로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암묵지는 숙련자의 온몸에 보유되어 있어서 약간의 설명이나 신체일부를 동원한 연습 정도로는 전수되지 않는다. 즉 '온몸으로' 배워야 한다. 그것이 손기술을 요하는 요리기술이라 하더라도 '온몸'이 투영되지 않으면 단순 스킬에 불과하게 된다. 암묵지는 숙련자인 다양한 선배들과의 상호학습을 통해 습득하는 것이기에 공동체적 성격을 띤다. 이러한 지식공동체를 통해 조직이 하나의 학습조직'이 되는 것이다. 숙련직원을 통해 축적되는 암묵지를 학습콘텐츠 및 학습창고로 소중하게 다루고 체계적으로 전수할수록 '학습조직'으로 발전하게 된다. 명시지는 언어나 기호로 쓰여 그것의 외양이 겉으로 드러난 지식이고, 그것에는 수학적 공식, 과학적 법칙, 지도 등이 포함된다. 명시지는 명백하고 객관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Polanyi는 겉으로 명백히 드러나 있다는 것, 즉 객관성만으로 지식을 모두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한다. 오히려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겉으로 드러난 지식의 이면에는 물론이고 살아 있는 사람의 전신체에 존재하는, 묵시적 성격의 지식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것은 바로 암묵지의 영역이다. 가령, 자전거 타는 경우를 예로 생각해 보자. 자전거 타는 사람(초보자가 아닌 어느 정도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는 사람)은 핸들을 잡고 있는 손이나 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가락 그리고 페달을 밟고 있는 발이나 안장에 앉아 있는 엉덩이 등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의 주의와 관심은 자전거 타는 행위 자체와 관련된 것, 즉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던 그의 목적지나 방향 또는 길의 상태 등에 모아져 ...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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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습니다. 2023년 11월 1일 기준 한국의 총인구는 5177만 명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2590만 명, 여자는 2587만 명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3만 명 더 많습니다. 그럼, 죽여야겠네. 어느 놈을 죽일까요 알아맞혀 보세요. 부업으로 네일숍을 운영하는 자객은 죽어 마땅한 놈은 1초도 망설임 없이 죽입니다. 수영 강습을 시작한 주경은 벗은 몸만으로 만나는 게 훨씬 안전하게 느낍니다. 군청이 주최한 러브 캠프에 강제로 참가당한 공무원 일순은 여러모로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폐급 미역이라는 뜻으로 '폐미'라고 불리게 된 완도 미역 김씨는 "어 그건 존나 아니야!"라고 외칩니다. 개쩝니다. 미지는 오지로 파견 나온 최초의 여직원입니다. 세상의 모든 최초의 여성처럼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르는 공에 눈을 맞았습니다. 만화가 유웅은 대부분의 폭력은 확신에서 비롯되지만, 어떻게 처리할지 망설이며 고민합니다. 데이트 폭력, 불법 촬영, 저출생, 외모 코르셋, 성차별은 왜 여성을 향할까요? 여성을 인간이 아닌 몸, 신체, 대상으로 보는 사람은 누군가요? 현실의 폭력 앞에서 여자들만 죽고 남자들은 무사한 세상입니다. 탄핵 촉구 집회에 참가한 2030 여성이 또래 남성보다 월등히 많았습니다. 서부지법 난동사태에서 체포한 현행범 중 2030세대 대부분이 남성으로 추정됩니다. 소설과 만화는 은유를 뚫고 나와 콕콕 찌릅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어느 놈을 죽일까요?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민지형, 정재윤, 임소라, 미역의효능, 류시은, 들개이빨/라우더북스 20250618 280쪽 19,000원

가족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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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견고한 각본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각본에 따라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딸 또는 아들로서의 역할을 기대받고, 성인이 되면서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아버지, 며느리와 사위 등의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가족각본은 평소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정해진 각본대로 따르는 걸 평범한 삶이라고 여기고 질문조차 하지 않는다. 익숙하고 당연하게, 때때로 버겁게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느라 가족각본이 어떻게 쓰여 있는지 살피지 못한다. 다만 간혹 혼란을 경유해 가족각본의 실체가 감지된다. 가령 '성소수자' 혹은 '퀴어' queer 라고 불리는 인물이 무대에 등장하는 거다. 이 낯선 인물의 등장이 가족각본에 당연하게 정해져 있는 역할을 '꼬이게' 만든다. 그때 우리는 우리의 가족 언어와 행위의 대부분이 성별에 기반한다는 걸 깨닫는다. (9) '며느리가 남자라니!'라는 개탄의 구호를 처음 접한 것이 2007년 최초의 차별금지법이 발의될 즈음인데, 이 익숙하고 오래된 구호가 문득 흥미롭게 보였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주장에 등장한 소재가 왜 하필 며느리였을까. 동성결혼이 인정되기까지 거센 반대를 겪는 일이야 한국도 여느 나라와 다를 것 없겠지만, 그렇다고 며느리와 사위가 이토록 핵심적인 반대 이유로 등장하는 나라가 있을까 싶다. (11) 역사적으로 성차별적이며 억압적 가족제도를 표상하는 '며느리'가 '동성애 반대'의 이유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게도 한국사회가 막혀 있는 지점을 정확히 드러낸다.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이 두 단어가 가족제도의 경직성이라는 하나의 문제로 연결된다. (39) 오히려 '며느리가 남자라니'라는 구호는, 이 사회가 평등을 추구한다면 맞서고 해체해야 했을 가족질서가 뿌리 깊게 남아 있음을 간접적으로 일깨운다. 이 구호를 들으며 성소수자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생긴다면, 먼저 며느리는 여자, 사위...

처단,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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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계엄을 막지 못했다. 노동조합원과 노조 상근자인 '그녀'와 '그녀의 아내'. 그녀의 공식적인 신분은 아내의 '간병인'이었다. 그녀의 아내가 수술받은 날 대통령은 2차 계엄을 선포했다. 이주노동자로 와서 귀화한 알(AL)은 집회에서 계엄군의 총에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특정 교통공사 소속의 특정 지하철역 역장이 '특정 장애인 단체'라 부르며 증오하는 장애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계엄군은 총을 쏘았다. 특정 지하철역 역장과 특정 교통공사 직원들이 먼저 총에 맞았다. 법적으론 여성이지만 여자가 아닌 단단은 계엄군이 난사하고 학살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광장에서는 극우파 집회 선동가이자 자칭 종교지도자가 계엄에 찬성하는 집회를 열었다. "계엄을 논하는 집회와 시위는 정치활동이다. 정치활동은 포고령에 의해 금지되었다. 종교지도자들을 사칭하는 선동가를 따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독재자의 관점에서는 위협이 될 뿐이었다.(89)" 그들을 향해 계엄군이 발포했다. 특정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1208호 보호자를 병원에 들이닥친 군인이 쏘았다. 노동에 지쳐 잠이 드는 바람에 투표하지 않았던 양 간호사는 계엄군에게 끌려갔다.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도 사람(56)"이 살고, "연대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서나 달려왔다.(58)" 그러나 계엄군 앞에서는 무력했다. 모여 항의하는 이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체포해 차량에 실었다. 심지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총으로 쏘고 감방에 가뒀다. 감방에 있던 사람들은 차례차례 끌려 나갔다. 모두 죽였다. 그렇게 어디에도 기록될 수 없었던 이야기가 됐다. 계엄은 "배신이었다. 국가가 국민에게 또다시 저지른 거대하고 끔찍한 배신이었다.(106)" 저 대통령은 성범죄자이자 ...

지속 불가능한 불평등 - 사회정의와 환경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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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은 이미 불의로 병든 사회에서 불평등의 골을 더욱 깊게 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대개 바이러스에도 가장 많이 노출되었다. 힘들게 '몸 쓰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팬데믹 초기에 마스크나 변변한 보호 장비도 없이 선택 아닌 선택을 해야만 했다. 위험한 줄 뻔히 알면서 일을 하러 나갈 것인가, 건강을 지키려다 일자리를 잃을 것인가. 대형 상점 계산원, 요양보호사, 더 넓게는 사회의 기본적 용역을 담당하는 사람들 모두가 그랬다. 사회의 물자 기지들을 작동시키기 위해 익명의 수백만 시민이 매일매일 일하는 그 모든 산업 현장에서. (9) 선거운동에 민간자금이 들어갈 때의 근본적 문제점은, 소득이 높은 사람이 돈을 더 많이 댈 수 있기 때문에 상위층에게 호감을 얻는 후보가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1인 1표'라는 민주주의의 이상은 차츰 흐려지고 '1달러에 1표' 식이 되어버린다. 이 같은 상황은 정치적·경제적 불평등을 영속시킬 수 있고, 그러한 불평등 자체가 정치 활동을 양극화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42) 공공자산의 감소와 민간자산의 폭증은 개인들 간의 불평등이라는 면에서 중대한 결과를 가져왔다. 일단 국가의 공공자산이 줄어들면 교육, 공공보건, 생태 전환에 투자함으로써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기가 어려워진다. 앞으로 세세하게 살펴보겠지만 그러한 정책이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민간자산 증가는 개인이 물려받는 세습자산의 불평등과 궤를 같이 한다. 자산은 소득보다 집중되기 쉬운데, 소득이 오르는 속도보다 부가 축적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96) 경제적 불평등은 여러 원인에서 비롯되고 그중 어느 한 원인을 따로 떼어내려는 시도는 소용이 없다. 게다가 불평등 심화 경향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나타나지만, 국가별 특성이 다수 관찰된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포괄적인 설명을 경계해야 한다. 1980년대 초에 시작된 무역 및...

캐노피에 매달린 말들 - 톨게이트 투쟁 그 후, 불안정노동의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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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록이 시작된 것은 이쯤이다. 98일간의 고공농성, 145일간의 본사 점거농성 그리고 매일 바리케이드와 방패를 앞세운 경찰에 의해 그들에게만 막혀 있는 곳으로 향하는 그들의 싸움은 많은 주목을 받으며 알려졌으나 싸움의 순간들이 치열하게 이어지기에 미처 전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 이들이 모였다. 지금의 그들을 있게 한, 저마다 지닌 세상 단하나뿐인 면모와 이에 연결된 삶과 노동의 이야기, 싸우며 다시 맺는 관계에 대해 그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싶었다. (7)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기, ‘불온한’ 사람들이 떼 지어 자신들의 ‘소유’도 아닌 자리를 차지하고서는 교통 혼잡과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감히’ 길거리의 자동차 경적보다 큰 소음을 내며 ‘말하고 있다’. “삶은 끝없는 ‘경쟁’이란 ‘절대 진리’를 어기며 타인의 기회를 뺏는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13) 우리 집이 큰집이라 가족들이 다 우리 집으로 와요. 나는 못 간다고 전화했더니 난리가 난 거야. 이혼을 하니 어쩌니 막 이래. 그래서 내가 딱 잘라 이야기했어. 이혼하겠다. 그런데 나 바쁘다. 그러니까 바쁜 거 해놓고 하자. 이게 순서가 있잖아. 이혼이 급한 게 아니고, 투쟁이 급한 거거든. (37) 인터뷰 과정에서 톨게이트 수납 업무가 "아줌마들에게는 좋은 일자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이유는 3교대 시스템에서 근무를 바꾸어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과 월급이 밀리지 않고 제때 나온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오래 일해도 월급은 올라가지 않고 최저시급을 유지하고, 1년 단위 계약으로 언제든 해고될 수 있는 불안정한 고용 조건에, 복지는커녕 근무복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환경인데 (거기다 성희롱에 갑질까지 횡행하는데) 좋은 일자리라고? '좋은 일자리'의 기준이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된다. 그리고 톨게이트 수납 업무가 '좋은 일자리'일 수 있는 것은 '아줌마들에게는'이라는 수식어 때문이라는 점에서 여성노동의 현실 또한...

모자무싸 인상네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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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다는 건 무서운 말이야. 세상에 내 자리가 없다는 선고 같거든. 정지, STOP. 갇혔을 때 돌파하세요. 혼자 하면 지쳐요. 옆에서 재밌다 재미없다 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덜 지쳐요. 제가 봐줄게요, 옆에서. 무가치함은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냥 같이 사는 거지. 비 오는 날 젖은 신발을 신고 걷는 것처럼, 찝찝해도 멈출 수는 없으니까.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Ximfit , 心fit. 같이 마음을 맞춰요.

편집자의 사생활 - 업무일지가 이렇게 솔직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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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에 상호 등록된 출판사가 약 9만 8천여 개다. 그러니까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이름이 이미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검색하면 다 나온다. 이름 짓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26) 평행하는 선들은 결국 만난다. 마름모의 슬로건은 "평행하는 선들은 결국 만난다"가 되었다. (...) 나는 이렇게 뜬금없는 출판사 이름에 말도 안 되는 슬로건을 갖다 붙여놓은 마름모 출판사의 대표다. 평행하는 선들은 만나지 않지만, 마름모의 세계관 안에선 만나게 된다. 서로 팽팽하게 평행선을 달리던 대결 구도들이 마름모의 세계관 안에서는 합의점을 찾게 된다. 이것은 나의 고급 유머이자 도도한 아이러니의 발현이다! (28) 인맥이니 사람 관리니 하는 말들이 있지만, 의식적으로 그런 '비즈니스 마인드'를 장착해본 적은 없다. 다만 내가 경험으로 배운 '처세술'이 하나 있다면, '진심'이다. 고마운 일에는 고맙다고 하고, 죄송한 일에는 죄송하다고 한다. 반면 죄송하지 않은 일에는 절대 죄송하다는 말을 남발하지 않는다. (47) 모종의 위계가 있는 인적 네트워크. 그곳을 빠져나간다는 것은 이른바 '사람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일이었다. 내가 혼자 일하는 작업실(우리 집)엔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와 인쇄소 부장님과 여러 작가님들과의 소통이 있지만 '정치'가 없다. 세상 평화로운 곳이 나의 작업실이다. 위계와 정치가 빠져나간 자리에, 내게 있는 줄도 몰랐던 에너지가 들어찼다. (102) 출판이 어려운 것은 무조건 '잘 팔리는' 책으로만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아니 살아남을 수는 있을지라도 이름을 남길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그 두가지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고 싶다. 이건 나만의 포부가 아니라 많은 출판인들의 희망일 것이다. 우리는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 (113) 펑펑 울었다는 그 작가님처럼 나도 오늘 울었다. 이젠 편집...

樂書 투표권은 종이로 만든 탄환이다

투표 유시민 가라사대, 투표권은 종이로 만든 탄환 이다. 첫투표 제 첫투표는 1987년 12월 16일에 했답니다. DJ를 찍었지만 BTS(보통사람)가 당선됐죠. 한동안 투표하지 않았답니다. 첫사랑만큼 첫투표가 중요합니다. "첫"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가로수 수목원 자랑말고 가로수 나 잘 키우자. 시내 시외 구별말고 가로수나 잘 기르자. 정원박람회 그만하고 가로수나 잘 가꾸자. 신성가족 1987년 6월 이전까지 판검새는 군바리, 중정, 짭새에 설설겼지요. 시민이 들고일어나 바꿨더니 지들이 신성가족 인 줄 알아요. 부셔야 합니다. 전화번호 전화번호를 바꿨다. 3월 말에 바꾸고, 다시 바꿨다. 지난 번호랑 결별했다. 일 년 안에 전화하지 않으면 바뀐 전화번호를 모른다. 아듀다~~~ 요게 내가 갑이 아니면 어렵지 싶다. 아쉬운 놈이 알아서 연락하세요. 그래서 그런지 바뀐 전번으로 광고 전화가 한 통도 없다. 지금까지는…. Trump is safe Trump is safe . 총격범은 구금 또는 사망으로 엇갈림. 아까비!!! 미국으로 온 이주민이 총을 썩 잘 쏘진 않았죠. 서부극에 나오는 총잡이들은 엄청나게 과장됐고요. 오죽하면 머리에 권총을 대고 자결하려 해도 연속해서 빗나갔다는 유머가 있지요. 거스러미 거스러미라는 말이 있네요. 거스러미가 거슬리는 오훕니다. 여성 반도 이남에 놈상으로 태어난 게 어마어마한 특혜인지 몰랐습니다. 여전히 여자가 공포 속에 사는지 몰랐습니다. 밤에도 안전한 줄 알았습니다. 놈상은 두고두고 반성합니다. 이북도 공산주의라고 떠벌리지만, 여성차별과 하대가 어마무시한가 봅니다. 오히려 남한보다 더 가부장적이라네요. 그럼에도 북한려성은 장마당에서 이악하게 계시더군요. 아무튼 조선반도는 대대로 여성이 먹여살렸고, 역사적 대전환은 여성이 먼저 했습니다. 빚, 졌습니다. 마라톤 사바스티안 사웨 (케냐) 선수가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 경기에서 42.195㎞ 풀코스를 1시간 59분 3...

묻다 - 전염병에 의한 동물 살처분 매몰지에 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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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봄날 오후였다. 예술 평론 세미나에 갔다가 3년 전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조성되었던 매몰지가 법적으로 사용 가능한 땅이 되었다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다. 딱히 내게 한 말도 아니었는데, 웬일인지 그 말이 또렷하게 내 귀에 박혔다. (56)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것은 2000년이었다. (일제강점기에 발생 기록이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최초 발생한 것이었지만 효과적인 백신 정책을 활용해 2,216마리의 동물을 살처분하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락지었다. 전염성 강한 구제역의 특성상 해외에서도 우수사례로 꼽힐 정도로 빠르고 완벽한 대응이었다. 2년 후인 2002년 전 국토를 뜨겁게 달구었던 월드컵 기간 중에 다시 구제역이 발생했다. 두 번째였지만 당시만 해도 구제역은 축산업 종사자들에게조차 낯선 질병이었다. 당연히 국민적 이해도, 협조도 없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정부는 16만 155마리의 동물을 살처분하는 것으로 구제역 사태를 종결시켰다. 그 후 잠잠했던 구제역은 2010년에 다시 발생했는데, 그해에만 무려 세 차례나 발생했다. 1월에 발생한 6건의 구제역으로 28일간 5,956마리, 4월에 발생한 11건으로 29일 동안 4만 9,874마리, 11월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145일간 무려 347만 9,962마리가 살처분되었다. (82) '사료 소비', '생산량 감소', '수출 제한', '비용 절감'. 살처분 정책 어디에도 생명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인류가 아끼고 지킨 것은 오직 시간과 비용뿐이었다. 슬픔과 수치가 밀려들었다. (91) 결국 자비도 한계도 없는 대량학살로 145일 동안 국내 돼지의 34퍼센트인 331만 마리의 돼지와 국내 소의 5퍼센트인 15만 마리의 소를 포함해 총 347만 9,962마리의 동물들이 파묻혔다. (94)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4년 연속 자살률 1위다. 산업재해 사망률도 1위...

함께한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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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가 고장 나서 조명 가게를 찾았다. 찍어간 형광등 사진을 보여주자 진작에 이런 제품은 나오지 않는단다. LED만 취급한 지 오래됐다며 웃는다. 스탠드와 이십여 년을 함께했던 세월이 아쉬웠지만 결국 보내주었다. 이제는 삼십여 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해 온 샤프만 남았다. 내가 소유한 것 중 가장 오래된 물건이다. 오래전 명함에서 잘라 붙였던 이름도 그 자리에 잘 붙어있다.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쌩쌩하다.

이름보다 오래된 - 문명과 야생의 경계에서 기록한 고라니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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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수컷 노루 에게는 뿔이, 수컷 고라니 에게는 송곳니가 있다고 적혀 있었다. 내가 만난 사슴에게는 뿔도 송곳니도 없었다. 아마도 암컷이었던 모양이다. 그럼 암컷 노루와 고라니는 어떻게 구별하지? 겨우 찾아낸 힌트는 '노루궁뎅이 버섯'이었다. 하얗고 둥글고 보송보송한 모양이 노루 엉덩이를 닮았다고 했다. 황급히 달아나던 사슴의 뒷모습을 떠올려보았다. 엉덩이에 그런 도드라지는 특징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럼 노루가 아니라 암컷 고라니였을까? (54) '고라니'라는 이름은 순우리말이다. '노루'도 순우리말인데, '노랗다'는 뜻이다. 고라니의 어원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뿔 대신 송곳니가 있어서 '어금니', '송곳니'라는 의미로 고라니라고 불렀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하다. 고라니의 영문 이름은 'Water Deer'다. '물사슴'이라는 뜻의 이 예쁜 이름은 어느 영국인이 1870년에 중국에서 고라니를 처음 발견했을 때 물가에서 노니는 모습을 보고 붙인 것이다. (...) 한국에서 고라니는 '유해야생동물'로 분류되어 있다. 농작물 피해 때문에 매년 지자체별로 적지 않은 수의 고라니를 제거하고 있다니.... 야생동물이라 보호받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더 놀라운 것은 호주에만 사는 캥거루나 코알라처럼, 고라니는 오직 한반도와 중국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우리의 '고유종'이자 '희귀 동물'이라는 사실이었다. (...) 국제적으로 고라니는 '멸종위기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 은 고라니를 멸종위기종 적색 목록 '취약'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많아서 천덕꾸러기 신세인 고라니가 사자, 하마, 치타, 코알라와 비슷한 수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이라니 정말이지 아이러니한 이야기였다. (59) 고라니는 유해야생동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