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시스템 빠개기

대치동 시스템 빠개기
대치동이란 무엇인가. "대치동은 한국 교육과 입시의 메카이자 정답으로 통하며 사람들의 동경과 숭배의 대상(47)"이 되었다. "대치동 학원가의 이야기들은 정설처럼 굳어져 학원 정보를 얻는 것이 양육의 방식(47)"으로 대세를 굳혔다. "대치동은 초등학교 때 고등수학까지 진도를 뺀다(57)"고 한다. 선행학습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에 유명 초등 수학과 영어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시험(56)"이 나타났다. 대치동 시스템은 남들보다 더 먼저 배우려는 욕망을 부추기며 7세 고시생을 만들었다. 대치동 전성시대를 넘어 바야흐로 대치동 선도시대다.

이런 시대에 대치동 시스템을 거역한 엄마가 있다. "선행학습은 시키지 않겠다(57)"고 다짐했다. "학원에 가는 일은 공부가 아니(66)"라며 학원에도 보내지 않았다. "학원보다 중요한 것은 잠(70)"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과보호해야 할 곳은 이제 디지털 세상(81)"이라며 스마트폰 없이 키웠다. 교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추세라 선구적인 탁월한 선택이었다. 동네 엄마는 "내가 받은 걸 그대로 물려주거나 아니면 받지 못한 걸 주려고 하는 식(99)"이 아니라 양육의 목적을 세웠다. 스스로 공부하며 "입시가 아니라 공부를 목표"로 양육했다. "양육의 목적은 자립"이고 "교육의 목적은 시민(102)"이라고 생각하며 18년을 길렀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삶의 만족과 보람을 얻을 수 있기를…. 자유로운 개인이지만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기를…. 매일의 일상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103)" 엄마표 양육을 끝냈다. 대치동을 거스르며 18년 동안 양육한 것이 옳은지 그른지 예단할 순 없다. 다만, 아이가 고3일 때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냐는 물음에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재밌고 즐겁고 힐링이 됩니다(16)"라고 답했다니 양육은 바람직했고, 아이는 잘 자랐다.

대치동 시스템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양육을 끝낸 엄마는 〈사자출판〉이라는 1인 출판사를 차렸다. "일생을 독자로 살고 싶어 출판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치동 시스템이 가동하는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빌면서" 《대치동 시스템 빠개기》를 펴냈다. 출판사 로고는 양육당한(?) 자식이 만들어 줬다고 한다. 종종 디자인으로 양육비를 대납할 것 같다. 부럽다는 말이다.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사교육을 거부할 용기와 결단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18년을 시종일관 지속했다면 찬사를 넘어 경외심이 든다. '사유와 자유'를 지향하는 사자출판 대표이자 저자인 권혜란 작가는 '죽는 날까지 성장'하겠다고 한다. 덕분에 경탄하며 배운다. 당랑거철 같은 동네 엄마가 엄청나게 늘어나 대치동 시스템이 산산이 부서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사자출판도 일익 번창하여 십여 년이 지나 후일담도 풀어놓길 앙망한다. 그나저나 사자 명함과 저자 사인받고 싶다.

대치동 시스템 빠개기/권혜란/사자출판 20251113 112쪽 11,000원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