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명 마을이 하나의 호텔로

700명 마을이 하나의 호텔로
  • 사람들은 흔히 '지방 재생'이라는 말에서 도시와 농산촌의 관계를 도시의 물자(돈, 사람)를 경제적 혜택을 그리 받지 못하는 농산촌에 전달한다는 식으로 연상하고 그 의미를 규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농산촌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적인 해법이 아닐뿐더러 그런 방식으로는 도시 기업과의 관계 역시 지속되기 어렵다. (48)
  • 컨설팅 회사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기관이나 NPO, NGO 그리고 행정기관까지, 계획이나 전략을 만드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열심이다. 하지만 그들은 말만 할 뿐 정작 위험을 떠안는 것은 언제나 지역이었다. (52)
  • 창업이란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밀려드는 고객들의 절실하고 열정적인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지역은 동반 달리기를 원하고 있다"는 내 가설을 실증할 수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보람이었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많은 지역 사람들은 그들과 함께 '동반 달리기'를 해줄 파트너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59)
  • 나는 지금까지 NPO나 컨설턴트로서 지역 일을 해왔지만 어디까지나 흑자를 만들어 그 마을을 지탱하도록 돕는 것까지가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런 역할 설정은 내 마음대로 만들어놓은 '장벽'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사업 주체가 된다고 해서 나쁠 게 없지 않은가. 그런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자 굳건하던 마음속 '장벽'이 스르르 무너져내렸다. (123)
  •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이라는 사업 전체 콘셉트는 내가 정했다. 다만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제공 가치), 그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전달할 것인가(타깃) 하는 문제는 실제로 고객과 접하는 매니저나 직원과 함께 고민해갈 생각이었다. (134)
  • 마을에 점점이 있는 빈집을 호텔로 만드는 데서 나아가 빈집 이외의 자원을 호텔 기능의 일부로 활용해 인구 700명의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을 논두렁길이나 도로를 호텔 복도로 기능하게 하고 휴게소를 라운지로, 고스게 온천을 목욕탕으로, 마을 상점을 특산물 판매점으로, 그리고 마을 주민은 지배인으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차근차근 마을 전체가 호텔로서 존재하는 가치관을 구축하다 보면 마을의 매력을 호텔에 녹여내 지역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149)
  • 전체 마을 주민에게 알리기 전에 노년층에 먼저 설명한 효과는 매우 컸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어떻게든 좋게 만들어 젊은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열정으로 노년층이 이 사업을 주위에 널리 알리면서 마을 전체가 우리 사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58)
  • '계획'→'자금'→'인재'에서 '인재'→'자금'→'계획'으로, 말 그대로 정반대 순서로의 전환은 큰 결단이었다. 다만 이러한 결정은 지금까지 전국에서 다양한 지역과 '동반 달리기'를 해오면서 지역 실정을 체감으로 터득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10년 후를 내다보며 새로운 방향성을 그려냈지만, 이 작업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새롭게 다시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다. 브랜딩의 사다리를 하나 올라왔다고 생각했더니 다시 새로운 사다리가 우리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불안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217)
  • 사토유메를 처음 시작했을 때 많은 지역에서 우리가 내세운 '동반 달리기'나 '고향의 꿈을 현실로'라는 이념에 공감해 실적도 없는 우리에게 지역의 미래가 걸린 일을 맡겨 주었다. 나와 더불어 일하는 직원들 역시 '사토유메답다는 것'을 마음속에 품고 전국 각지에서 꾸준히 마을의 미래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한다. 이제 와 돌아보니 내가 후세에 남겨야 할 것은 고향을 미래로 이끌어가려는 '의지'이며, 성실하고 투박하게 지역과 계속 마주해 가는 '삶의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52)

700명 마을이 하나의 호텔로/시마다 슌페이嶋田俊平/김범수 역/황소자리 20230306 258쪽 18,500원

정책을 제안하고 보고서만 납품하던 컨설턴트가 직접 회사를 만들어 700여 명이 사는 마을을 되살리고 소멸 위기를 극복한 활동 보고서입니다. 계획한 정책의 성공 여부는 뒷전이었다가 몸소 지방 재생을 위한 '동반 달리기형' 회사를 만들고, 자금과 인재를 끌어모아 지속 가능한 모델을 넓히고 있습니다. 공공사업으로 시골에 시설이나 건물만 만드는 '하코모노 행정(세금을 낭비하는 전시행정)'이 되지 않는 힌트를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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