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단,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그날 계엄을 막지 못했다.
노동조합원과 노조 상근자인 '그녀'와 '그녀의 아내'. 그녀의 공식적인 신분은 아내의 '간병인'이었다. 그녀의 아내가 수술받은 날 대통령은 2차 계엄을 선포했다. 이주노동자로 와서 귀화한 알(AL)은 집회에서 계엄군의 총에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특정 교통공사 소속의 특정 지하철역 역장이 '특정 장애인 단체'라 부르며 증오하는 장애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계엄군은 총을 쏘았다. 특정 지하철역 역장과 특정 교통공사 직원들이 먼저 총에 맞았다. 법적으론 여성이지만 여자가 아닌 단단은 계엄군이 난사하고 학살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광장에서는 극우파 집회 선동가이자 자칭 종교지도자가 계엄에 찬성하는 집회를 열었다. "계엄을 논하는 집회와 시위는 정치활동이다. 정치활동은 포고령에 의해 금지되었다. 종교지도자들을 사칭하는 선동가를 따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독재자의 관점에서는 위협이 될 뿐이었다.(89)" 그들을 향해 계엄군이 발포했다.
특정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1208호 보호자를 병원에 들이닥친 군인이 쏘았다. 노동에 지쳐 잠이 드는 바람에 투표하지 않았던 양 간호사는 계엄군에게 끌려갔다.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도 사람(56)"이 살고, "연대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서나 달려왔다.(58)" 그러나 계엄군 앞에서는 무력했다. 모여 항의하는 이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체포해 차량에 실었다. 심지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총으로 쏘고 감방에 가뒀다. 감방에 있던 사람들은 차례차례 끌려 나갔다. 모두 죽였다. 그렇게 어디에도 기록될 수 없었던 이야기가 됐다.
계엄은 "배신이었다. 국가가 국민에게 또다시 저지른 거대하고 끔찍한 배신이었다.(106)" 저 대통령은 성범죄자이자 가짜 무당의 수첩에 적힌 포고령으로 "어떤 기대를 배반하고 어떤 목숨을 빼앗았는지 알지도 못할 것이다.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을 것이다.(107)" 그날 계엄을 막지 못하자 사람들은 언제쯤 타인을 배신할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데모꾼 정보라 작가는 동지들과 함께 계속 싸울 것이라며 "투쟁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지만 내가 지키지 않으면 빼앗기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란이 나에게 남긴 교훈(148)"이라고 했다. 죽은 자들이 앞서서 처단을 시작했다. 산 자여 따르라.
처단/정보라/상상스퀘어 20260311 176쪽 14,000원
노동조합원과 노조 상근자인 '그녀'와 '그녀의 아내'. 그녀의 공식적인 신분은 아내의 '간병인'이었다. 그녀의 아내가 수술받은 날 대통령은 2차 계엄을 선포했다. 이주노동자로 와서 귀화한 알(AL)은 집회에서 계엄군의 총에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특정 교통공사 소속의 특정 지하철역 역장이 '특정 장애인 단체'라 부르며 증오하는 장애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계엄군은 총을 쏘았다. 특정 지하철역 역장과 특정 교통공사 직원들이 먼저 총에 맞았다. 법적으론 여성이지만 여자가 아닌 단단은 계엄군이 난사하고 학살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광장에서는 극우파 집회 선동가이자 자칭 종교지도자가 계엄에 찬성하는 집회를 열었다. "계엄을 논하는 집회와 시위는 정치활동이다. 정치활동은 포고령에 의해 금지되었다. 종교지도자들을 사칭하는 선동가를 따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독재자의 관점에서는 위협이 될 뿐이었다.(89)" 그들을 향해 계엄군이 발포했다.
특정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1208호 보호자를 병원에 들이닥친 군인이 쏘았다. 노동에 지쳐 잠이 드는 바람에 투표하지 않았던 양 간호사는 계엄군에게 끌려갔다.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도 사람(56)"이 살고, "연대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서나 달려왔다.(58)" 그러나 계엄군 앞에서는 무력했다. 모여 항의하는 이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체포해 차량에 실었다. 심지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총으로 쏘고 감방에 가뒀다. 감방에 있던 사람들은 차례차례 끌려 나갔다. 모두 죽였다. 그렇게 어디에도 기록될 수 없었던 이야기가 됐다.
계엄은 "배신이었다. 국가가 국민에게 또다시 저지른 거대하고 끔찍한 배신이었다.(106)" 저 대통령은 성범죄자이자 가짜 무당의 수첩에 적힌 포고령으로 "어떤 기대를 배반하고 어떤 목숨을 빼앗았는지 알지도 못할 것이다.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을 것이다.(107)" 그날 계엄을 막지 못하자 사람들은 언제쯤 타인을 배신할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데모꾼 정보라 작가는 동지들과 함께 계속 싸울 것이라며 "투쟁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지만 내가 지키지 않으면 빼앗기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란이 나에게 남긴 교훈(148)"이라고 했다. 죽은 자들이 앞서서 처단을 시작했다. 산 자여 따르라.
처단/정보라/상상스퀘어 20260311 176쪽 14,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