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스라엘은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장비를 편하게 사용해보고 '전장에서 시험한' 무기라고 홍보하면서 세계 최고의 무기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 브랜드를 활용한 덕에 이스라엘의 보안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팔레스타인 실험실Palestine Laboratory은 이스라엘의 독보적인 홍보 포인트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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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당한 대학살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규모였다.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전체 190만 명의 인구 중 최소한 75만 명이 강제로 쫓겨나 신생 국가의 국경 밖에서 난민이 되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를 '나크바Nakba', 즉 재앙이라고 부른다. 7개월 동안 531개의 마을이 파괴되고 1만 5,000명이 살해되었다. 남은 팔레스타인인들은 구타와 강간, 구금을 당했다.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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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무기가 국가의 경제적 생존을 떠받치는 중추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이스라엘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 탓에 정확한 수치를 구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오늘날 300여 개의 다국적 기업과 6,000개의 스타트업에서 수십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판매량이 폭증해서 2021년 방위 수출이 역대 최고인 113억 달러에 달했다. 2년 만에 55퍼센트가 증가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 기업들 또한 매출이 급증해서 2021년에 100건의 거래로 88억 달러를 손에 넣었다. 같은 해에 이스라엘의 사이버 기업들은 이 분야 세계 자금의 40퍼센트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의 관점에서 보면, 팔레스타인 실험실에는 예나 지금이나 단점이 거의 없다. 이스라엘은 수십 년간 워싱턴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종종 미국이 공개적인 지원보다는 은밀한 지지를 선호한 지역에서 활동했다. 가령 이스라엘은 냉전 시기에 미국 의회가 미국 기관들의 공식적인 활동을 봉쇄한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의 경찰을 지원했다.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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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 냉전이 끝났을 때, 이스라엘의 대외 방위 태세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독재를 지지하는 한편 지구 곳곳에서 돈을 펑펑 쓰는 미국을 보완하거나 때로는 대체하는 행태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소련이 붕괴하면서 이스라엘 정치와 언론 엘리트들의 전략적 계산이 바뀐 한편, 이제 반박의 여지가 없는 세계 초강대국은 미국 하나뿐이었다. 더욱이 이스라엘의 무기 산업은 군비 확충을 필요로 하는 독재 정권이라는 끊임없는 현금줄에 중독된 상태였다. 이스라엘의 으뜸가는 국방 전문 언론인 요시 멜만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안보 문화 전체가 이스라엘의 기득권 세력을 국가 안의 국가로 변신시켜놓았습니다."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은 무기 거래상들이 지휘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었다.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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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퀸메리 대학교에서 국제법과 인권을 가르치는 이스라엘 학자 니브 고든 Neve Gordon은 이스라엘이 매력을 발휘하는 이유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2009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쓴 글에서 이스라엘이 보이콧을 당해 마땅한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라고 비난하고 몇 년 뒤 파트너와 함께 이스라엘을 떠났다. 같은 해에 발표한 이스라엘의 국토안보 산업 호황에 관한 논문에서 고든은 이스라엘을 (유대인을 위한) 자유의 요새를 자임하는 자칭 민주주의의 맥락 속에서 분석했다. '테러와 싸우는 이스라엘의 경험이 매력적인 것은 이스라엘인들이 테러리스트를 죽일 뿐만 아니라(군사주의적 세계관) 테러리스트를 죽이는 것이 반드시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적 목표에 어긋나지 않고 오히려 그런 목표를 진전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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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점령이 점차 사유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수많은 이스라엘 기업이 점령을 둘러싼 기반 시설을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은 국가에 서비스를 판매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최신 기술을 시험하고, 더 나아가 전 세계에 기술을 홍보하기 위한 혁신적 방법을 발견했다. 이스라엘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였고, 주요 국유기업의 민영화가 1990년대에 가속화되었다. 그렇지만 방위 산업은 이처럼 점차 민간의 수중에 들어가는 와중에도 이스라엘이 추구하는 목표와 친점령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하는 대외 정책 의제의 연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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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가자는 이스라엘의 독창적 지배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한 완벽한 실험실이다. 가자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무한정 가둬둔다는 종족민족주의의 궁극적인 꿈이다. 가자를 둘러싼 장벽은 1994년에 처음 세워진 이래로 다양하게 업그레이드되었다(2001년 팔레스타인인들에 의해 파괴되기는 했지만). 오늘날 가자 주민들은 최신 기술과 기법을 시험하는 통제 실험을 강요당하고 있다. 하지만 가자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점차 세계에서도 나타나는 중이다. 팔레스타인 건축가 야라 샤리프Yara Sharit는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도시의 팔레스타인화가 벌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파괴와 말살만이 아니라 극적인 기후변화에 의해서도 일어나고 있다.'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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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이스라엘 방위군의 정보 전략목표는 점령을 영속화하기 위해 유대인의 트라우마를 무기화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무수히 많은 게시 글과 밈을 통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과의 끝없는 싸움에서 당한 희생을 강조하는 것이 승리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이 논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이 겪은 곤경에 대해 분노할 권리가 없으며 그들의 트라우마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점령에 저항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행위로 간주된다. 이런 메시지 보내기 이데올로기는 다른 나라들에 호소력을 발휘한다. 대부분의 나라는 반란세력이나 국내 반대파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경우 속도와 정교함에서 이스라엘에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술은 언제나 똑같다. 반응이 좋지 않은 트윗이나 페이스북 게시물에 부정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더 많은 게시물과 트윗을 올리는 것뿐이다. 앞서 올린 게시물이 빨리 잊히도록 수많은 잡음으로 인터넷을 뒤덮으면 된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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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국경을 군사화하는 동시에 새로 들어오는 이주민을 저지하려는 유럽연합의 싸움에서 핵심적인 주역이다. 2015년 주로 시리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벌어진 탓에 이민자가 대거 유입된 뒤 대대적으로 가속화된 정책이다. 유럽연합은 드론을 사용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주요 방산 기업과 손을 잡았는데, 물론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오랜 경험이 핵심적인 이점이다.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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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감시기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도청망인 워싱턴 국가안보국의 경쟁자이자 동맹자다. 인력 규모로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이스라엘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을 정탐한 오랜 역사가 있다. 물론 초강대국 미국은 이런 사실을 공개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이지만, 일부 추정에 따르면 미국의 정보 관리 약 350명이 이스라엘을 정탐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가안보국은 이스라엘과 제휴하며 데이터 채굴과 분석 소프트웨어를 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전 미국 국가안보국의 정보 관리 빌 비니Bill Binney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다시 이 기술을 자국의 민간 기업에 넘겨준다. 그리하여 이들 기업은 방대한 양의 민감한 군사, 외교, 경제 정보를 수집해 이스라엘 관리들과 공유할 수 있다.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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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는 2021년 5월에 놀랍도록 솔직한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내보냈다. '페이스북의 AI는 미국의 흑인 활동가를 대하듯이 팔레스타인 활동가를 다룬다. 그냥 차단해버린다.' 기자는 온라인에서 팔레스타인 이야기가 사라지는 것은 인공지능의 오류라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주장을 일축했다. 전자프런티어재단의 국제 표현의 자유 책임자인 질리언 C. 요크Jillian C. York는 이렇게 설명했다. '결국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억압과 불평등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현상인데, 팔레스타인인들은 공적 대화에서 배제되고 있다.' 2021년말 페이스북 내부에서 유출된 문서들을 통해 고위 중역들이 '보수적 파트너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두려워서 소수집단에 대해 극단적 혐오 발언을 일삼는 게시물을 제한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요크의 발언이 진실임이 확인되었다.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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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아마존의 노동자들은 익명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회사들이 구축하기로 계약한 기술은 이스라엘군과 정부가 팔레스타인인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체계적인 차별과 추방을 한층 더 잔인하고 치명적으로 만들 것이다.' 다국적 억압의 시대에 현대 하이테크 산업의 지배자들로서는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것이 손쉬운 선택이었다. 정치적 반발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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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실험실은 전 지구적인 혼란과 폭력을 등에 업고 번성한다. 기후 위기가 점점 악화하는 가운데 각국이 온도 급상승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게토처럼 고립을 자초하는 미래에 이스라엘의 국방 부문은 한껏 이득을 누릴 것이다. 이런 예상이 실제로 의미하는 것은 담장이 높아지고 국경이 강화되며 난민 감시, 안면 인식, 드론, 스마트 장벽, 생체 인식 데이터베이스 등이 확대되는 미래다. 2025년에 이르면 국경 감시 산업복합체의 규모가 6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엘빗 같은 이스라엘 기업들이 틀림없이 주요 수혜자가 될 것이다.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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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수많은 나라에 숱하게 많은 방위 장비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자국의 끝없는 점령에 대한 정치적 반발을 차단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실질적 동맹국이든 거래상의 같은 편이든 간에 이 나라들은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거나 국제형사재판소에 출석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간절히 바라는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 NSO 그룹의 휴대 전화 해킹 툴 페가수스를 비롯한 수많은 하이테크 무기를 판매하는 일종의 무기 정책은 권위주의 국가든 민주국가든 상관없이 동맹과 우방을 보장해준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국가라고 자부한다. (293)
팔레스타인 실험실
The Palestine Laboratory, 2023/앤터니 로엔스틴
Antony Loewenstein/유강은 역/소소의책 20231212 356쪽 23,000원
이스라엘이 전장에서 시험을 거쳤다고 홍보하는 무기는 실상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고, 저항을 차단·진압하며,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거나 하마스 등이 무장 공격을 벌이면 무차별적으로 보복 공격을 하는 데 사용된 것들이었다. 이스라엘은 언제나 테러리스트 탓을 했지만 아동과 여성을 비롯한 민간인 희생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해외에서 사용된 이스라엘 무기와 감시·통제 장비도 그 대상은 미국-멕시코 국경의 이민자,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 과테말라의 마야족, 미얀마의 무슬림 로힝야족, 미국의 흑인과 원주민, 인도의 카슈미르인과 무슬림 등이다. (304)
옮긴이의 말이 팔레스타인인을 실험 대상으로 쓰고 있는 이스라엘을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이스라엘은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동의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실험한 기술로 인종 청소(종족 청소)를 거래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기업들이 행사장 보안을 맡았다. 이스라엘 점령 기술은 '전쟁은 지옥이지만 분명 좋은 기회'라며 도·감청과 감시를 하는 스타트업으로 포장하고 홍보한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 피해자였지만
홀로코스트 산업으로 만든 종자돈으로 지금은 홀로코스트를 자행한다. 이스라엘은 괴물과 싸우다 스스로 괴물이 되어 제정신이 아닌 국가가 됐다. 건전하고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BDS(Boycott, Divestment and Sanctions 불매, 투자 철회, 제재) 운동에 당연히 동참하고 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