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초록을 내일이라 부를 때 - 40년 동안 숲우듬지에 오른 여성 과학자 이야기

The Arbornaut: A Life Discovering the Eighth Continent in the Trees Above Us, 2021
  • 과학자들은 눈높이에서 나무줄기를 관찰하는 식으로 환자의 ‘엄지발가락’만 측정하고, 머리 위로 자라나 나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듬지는 조금도 쳐다보지 않은 채 숲 건강을 포괄적으로 추론했다. 수목 관리자가 나무를 완전히 베어낼 때 온전히 관찰할 기회가 유일하게 주어졌지만 이는 화장하고 남은 유골로 사람의 병력을 평가하는 셈이다. (12)
  • 지구 건강이 숲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다. 숲우듬지는 산소를 생산하고, 담수를 여과하고, 햇빛을 당분으로 전환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며, 무엇보다 이곳에는 지구에 발을 딛고 사는 모든 생물의 유전자 도서관이 자리한다. 전기 배전망이나 정수장과 달리 지구 건강을 지키는 이 복잡한 삼림 기계를 유지하는 과정에는 막대한 세금이나 자금이 소요되지 않는다. 다만 이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인간의 파괴 행위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16)
  • 유년 시절 자연에서 식물을 발견하고, 만지고, 냄새 맡고, 식별하는 등 오감을 발달시키며 만끽했던 즐거움은 내가 대학교에 다니고, 대학원생이 되어 연구하고,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소수의 여성에게 조언하는 과정에 영감을 주었다. 어릴 적 나의 마음에 담겨 있던 그 모든 열정은 헝겊 조각을 이어 붙인 조각보처럼 한데 뒤엉켜 궁극적으로 나를 세계 최초의 나무탐험가로 성장시켰다. 자연을 탐험하면서 평온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면 나는 현장 생물학자를 직업으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 나무였다. 대부분 고독이었다. 대부분 야생화였고, 나뭇잎이었고, 자연의 작동 원리를 궁금해하는 호기심이었다. (44)
  • 최근 기후변화가 시작되고 날이 갈수록 극단적인 날씨의 진폭이 커지면서, 자연환경에서 비롯하는 계절적 온도 신호는 대자연의 체계에 큰 혼란을 주며 신뢰를 잃었다. 그러나 수천 년간 하루 단위로 규칙적인 빛 주기를 형성한 태양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가을 활동을 멈추고 겨울을 대비하거나 겨울 활동을 멈추고 봄 활동을 시작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식물이 계절 변화를 판별하는 기준을 햇빛이 아닌 온도에만 두었다면 특히 온난화 추세가 가속화되는 오늘날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대규모로 죽음에 이르렀을 것이다. (76)
  • 21세기 초와 비교해 기후변화에 관한 논의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던 20세기 후반 우림 생태학자들은 삼림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벌목, 화재, 개간을 꼽았다. 벌목 트럭을 피해 다니던 1980년대에 나는 곤충의 기이한 창궐과 그와 연관된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을 경고하지 않았는데, 생태학자들은 그런 환경 변화가 인간의 개입에 다소 영향을 받은 결과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자연의 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산호초 과학자와 우림 과학자는 여전히 그 복잡다단한 자연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만 초점을 맞췄고, 인간이 초래한 극단적인 이상 현상들, 특히 위협을 가속화하는 기후변화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137)
  • 인간은 주식, 부동산, 가구 등에 투자하고 때로는 요트나 와인 창고로 성공을 가늠하지만 나무는 생존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한다.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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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초록을 내일이라 부를 때The Arbornaut: A Life Discovering the Eighth Continent in the Trees Above Us, 2021/마거릿 D. 로우먼Margaret D. Lowman/김주희 역/흐름출판 20221020 460쪽 22,000원

"Canopy Meg"로 불리는 마거릿 D. 로우먼 박사는 나무 꼭대기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입니다. 나무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며 연구할 때 로우먼은 나무에 올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연구했습니다. 로우먼이 나무에서 지구의 여덟 번째 대륙을 발견한 것입니다. "나무 꼭대기에 올라 숲 생태를 연구한 우듬지 생태학의 창시자"입니다. 나아가 나무 수관 사이를 걷는 공중보행통로(Canopy walkways)를 개발해 생태관광을 시작한 환경보전론자입니다.

책은 로우먼 박사가 펴낸 회고록입니다. 현장 생물학자, 며느리, 주부, 엄마, 민박집 주인 그리고 우듬지 데이터를 밤에만 몰래 연구하는 과학자였던 로우먼 박사가 지적 망명을 하는 과정은 구구절절 애절합니다. 특히 성차별과 성희롱, 유리 천장은 과학계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회고록은 40년 동안 숲우듬지에 오른 여성 과학자가 세상에 맞선 투쟁기입니다.

덧. 오탈자
220쪽 11행 뉴잉글랜드 페퍼민트 → 뉴잉글랜드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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