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외계인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네가 듣고 있는 이상한 소리, 그거 식물이 대화하는 소리야. 그게 들리는 건 너도 식물이라서야.
어느 날 식물들이 떠드는 소리가 나인에게 들렸습니다. 나인은 지모와 함께 삽니다. 지모는 이름이 유지인데 유지 이모라고 부르다 '지 이모'로 줄였다가 '지모'로 부르게 됐습니다. 나인은 며칠 전부터 식물들의 소리가 들렸고, 손가락에서 새싹이 자랐습니다. 나인은 지모 손끝에서 자란 아홉 개의 새싹 중에 가장 늦게 핀 마지막 싹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인이 됐습니다. 나인과 지모는 지구에서 몇백 광년 떨어진 곳에서 온 외계인 누브족입니다.
지모는 신호등이 깜빡일 때 걷지 않는 사람, 버스를 탈 때 노인이나 아이를 위해 한발 양보하거나 지하철에서 사람이 다 내려야만 타는 사람, 이상하리만치 느긋하게 질서를 지키는 사람들이 외계인이라고 알려줍니다. 외부인이니까 인간들이 정해 둔 규칙을 지키며 정체를 들키지 않고 꽁꽁 숨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점이 지대가 있습니다. 점이 지대는 죗값을 무를 수 있는 유효 기간, 즉 죄책감이 유효한 마지막 기간 같은 겁니다. 죄책감의 유효 기간이 지나면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같은 짓을 반복합니다. 신미래와 강현주는 유나인과 비밀이 없는 절친입니다. 나인은 이 년 전에 가출한 박원우 선배의 사연을 알게 됐습니다. 박원우가 죽어 묻혀 있는 땅에 뿌리내린 기억을 가진 식물이 나인에게 알려줬습니다. 세 친구는 점이 지대에 서 있는 범인을 잡아 경계를 넘어가는 걸 막으려고 합니다.
어느 북토크 자리에서 천선란 작가는 외계인이 있냐는 물음에 "외계인 혹은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의 싹은 자라고 있는데 인간이 너무 빨리 태어나 8억 년 뒤에는 나타날지 모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미스테리하게 사라진 지모를 중심으로 나인2 집필 제의가 있었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다며 집필이 끝나고 출판하면 등장인물은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손서은 작가는 누군가 쓰러지면 무조건 119에 전화하라는 가장 현실적인 답을 알려줍니다.
신호등 초록불이 삼초 정도 남았는데 뛰지 않고 멈추는 사람, 길가에 핀 꽃을 찍으려고 땅에 누워 버리는 사람, 아이와 강아지에게 친절한 사람은 외계인일지도 모릅니다. 나인은 "뒤틀린 어른이 뒤틀린 아이를 만들고, 그 아이가 자라 뒤틀린 어른이 되어 다시 뒤틀린 아이를 만드는 세상"이 되는 죽은 땅에 식물을 살리는 아홉 번째 싹, 기적이라는 뜻입니다. 나인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나인/천선란/창비 20211105 392쪽 14,000원
덧. 오탈자(?)
237쪽 8행 파일을 듣고 종렬의 옆에 → 파일을 듣고 있던 종렬의 옆에 혹은 파일을 종렬의 옆에
어느 날 식물들이 떠드는 소리가 나인에게 들렸습니다. 나인은 지모와 함께 삽니다. 지모는 이름이 유지인데 유지 이모라고 부르다 '지 이모'로 줄였다가 '지모'로 부르게 됐습니다. 나인은 며칠 전부터 식물들의 소리가 들렸고, 손가락에서 새싹이 자랐습니다. 나인은 지모 손끝에서 자란 아홉 개의 새싹 중에 가장 늦게 핀 마지막 싹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인이 됐습니다. 나인과 지모는 지구에서 몇백 광년 떨어진 곳에서 온 외계인 누브족입니다.
지모는 신호등이 깜빡일 때 걷지 않는 사람, 버스를 탈 때 노인이나 아이를 위해 한발 양보하거나 지하철에서 사람이 다 내려야만 타는 사람, 이상하리만치 느긋하게 질서를 지키는 사람들이 외계인이라고 알려줍니다. 외부인이니까 인간들이 정해 둔 규칙을 지키며 정체를 들키지 않고 꽁꽁 숨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점이 지대가 있습니다. 점이 지대는 죗값을 무를 수 있는 유효 기간, 즉 죄책감이 유효한 마지막 기간 같은 겁니다. 죄책감의 유효 기간이 지나면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같은 짓을 반복합니다. 신미래와 강현주는 유나인과 비밀이 없는 절친입니다. 나인은 이 년 전에 가출한 박원우 선배의 사연을 알게 됐습니다. 박원우가 죽어 묻혀 있는 땅에 뿌리내린 기억을 가진 식물이 나인에게 알려줬습니다. 세 친구는 점이 지대에 서 있는 범인을 잡아 경계를 넘어가는 걸 막으려고 합니다.
어느 북토크 자리에서 천선란 작가는 외계인이 있냐는 물음에 "외계인 혹은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의 싹은 자라고 있는데 인간이 너무 빨리 태어나 8억 년 뒤에는 나타날지 모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미스테리하게 사라진 지모를 중심으로 나인2 집필 제의가 있었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다며 집필이 끝나고 출판하면 등장인물은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손서은 작가는 누군가 쓰러지면 무조건 119에 전화하라는 가장 현실적인 답을 알려줍니다.
신호등 초록불이 삼초 정도 남았는데 뛰지 않고 멈추는 사람, 길가에 핀 꽃을 찍으려고 땅에 누워 버리는 사람, 아이와 강아지에게 친절한 사람은 외계인일지도 모릅니다. 나인은 "뒤틀린 어른이 뒤틀린 아이를 만들고, 그 아이가 자라 뒤틀린 어른이 되어 다시 뒤틀린 아이를 만드는 세상"이 되는 죽은 땅에 식물을 살리는 아홉 번째 싹, 기적이라는 뜻입니다. 나인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나인/천선란/창비 20211105 392쪽 14,000원
덧. 오탈자(?)
237쪽 8행 파일을 듣고 종렬의 옆에 → 파일을 듣고 있던 종렬의 옆에 혹은 파일을 종렬의 옆에
